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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e President

존경하는 한국셰익스피어학회 회원 선생님들께,

여러모로 모자란 제게 학회의 살림을 맡겨 주셔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크나큰 영예이자 그만큼 무거운 짐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옷깃을 여미는 마음으로 취임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두 해 동안 학회를 알차게 꾸려 오신 김태원 전임 회장님과 임원진 여러분께도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정기 학술대회와 『Shakespeare Review』 발간, 대학생 원어연극제와 학술 콜로퀴엄, 그리고 Saturday Shakespeare 시민강좌에 이르기까지, 학회의 오랜 전통이 흔들림 없이 이어지고 한층 견고해진 것은 전임 집행부의 노고 덕분입니다. 저와 새 임원진은 이 귀한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그 바탕 위에서 다음 발걸음을 내딛겠습니다.

제 첫 번째 소임은 우리 학회의 학문적 권위를 온전히 지켜 내는 일입니다. 임기 중 예정된 학술지 평가에 착실히 대비하고, 여러 학술대회를 내실 있게 꾸리겠습니다. 아울러 학회가 오랜 세월 다져 온 학문적 성취와 도타운 동료애의 문화를 정성껏 가꾸겠습니다.

다만 오늘의 현실이 이 소임을 녹록지 않게 만들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인문학은 대학 안팎에서 자리를 잃어 가고, 학문의 길을 잇겠다는 후속 세대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셰익스피어 역시 그 위대함과는 별개로, 다가서기 어려운 고전이라는 인상에 여전히 갇혀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러한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데서 멈추고 싶지 않습니다. 셰익스피어가 어렵다는 선입견을 허물고 인문학의 가치를 사회가 다시 실감하게 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우리 학회가 짊어져야 할 몫이라고 믿습니다. 이를 위해 시민강좌를 비롯해 대중을 향한 열린 프로그램을 꾸준히 넓혀 가겠습니다. 더 많은 이들이 셰익스피어를 생활 속에서 누리고 즐길 수 있도록, 우리 학회가 학문과 대중을 잇는 튼튼한 다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연구의 깊이가 대중과 만남에서 한층 빛을 발하고, 대중의 관심과 사랑이 다시 연구의 동력으로 돌아오는 선순환을 우리 학회가 앞장서서 이끌도록 여건을 마련하겠습니다.

또한 AX(AI Transformation) 대전환 시기에 셰익스피어의 정수를 유지하고 새롭게 전하는 노력도 우리 학회가 감당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은 텍스트의 접근성, 자료의 축적, 연구와 교육의 방법을 크게 넓혀 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변화 속에서도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이를 학문과 교육의 유익한 도구로 삼되 셰익스피어가 품은 인간 이해의 깊이와 문학적 감수성이 흐려지지 않도록 힘쓰는 것입니다.

새로운 저와 새 임원진과 함께하는 시간이 선생님 모두에게 성장의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신진 연구자들이 주저 없이 도전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무대를 넓히겠습니다. 원로 선생님들의 깊은 학식과 연륜이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흘러드는 길목이 되는 학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우리 학회가 이제껏 이룬 성취에 감사하되, 앞으로 될 수 있는 모습을 함께 그리며 나아가는 2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저와 새 임원진은 회원 선생님들의 지혜에 귀 기울이며 낮은 자세로 섬기겠습니다. 아낌없는 조언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회원 선생님 한 분 한 분의 건강과 학문적 결실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7월 13일
한국셰익스피어학회 24대 회장 서동하 드림